쌀 한 톨에 우주가
밥맛이 없을 땐 밥을 ‘잘’ 먹어보세요. 먼저 숟가락 반 정도 찰 만큼 밥을 풉니다. 그리고 아, 벌린 입에 살며시 숟가락을 넣어요. 이제 눈을 감고 입을 다뭅니다. 한 번, 두 번 천천히 꼭꼭 밥알을 씹어요.
잘 느껴지지 않던 밥맛에서 이런저런 맛들이 번쩍번쩍 튀어나와요. 단맛, 고소한 맛, 새큼한 맛까지 말이에요.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고, 오래 머물다 가기도 합니다.
승려이자 시인이자 평화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은 쌀 한 톨에 우주가 있다고 말합니다. 스님의 책 <먹기 명상>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.
“쌀 한 톨을 마음 다함과 집중으로 바라볼 때 단 일 초 만에 이 곡식에 온 우주(빗물, 구름, 지구, 시간, 공간, 농부 그리고 만물)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. 마음 다함과 집중이 통찰을 |